2021년 그랩의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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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그랩의 회고

벌써 2022년이 시작되었습니다. 매번 회고할 때 마다 ‘작년의 나는 미래의 나에게 왜 이렇게 관대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웃거리는 것 하나는 만렙인 저는 하고 싶은 것들은 항상 많습니다. 그래서 막상 해야 할 것들을 잘 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네 2021년도 그랬네요. 하나를 제대로 한다는 것에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더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2022년은 해야 할 것을 명확하게 해서 새로운 것에 고개를 돌리지 않도록 지속적 회고와 노오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회고는 작년 2021년에 큼지막하게 했었던 일들을 요약하고 3L 방식으로 진행해보고, 내년 계획을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짧고 간결하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2021년 기록

1. 데이터 엔지니어로 취직하기

2021년 초 세웠던 계획을 보자면 개발 크리에이터의 방향성이 꽤나 강했습니다. 책도 쓰고 강의도 촬영하고 뉴스레터까지...

하지만 콘텐츠를 만들면 만들수록 제 부족함을 더 느꼈고 자신감이 점점 더 하락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혼자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구요.

그래서 그냥 새로 회사에 들어가서 제대로 기반을 닦자고 결심했습니다. 특히 데이터에 관심이 많았기에 데이터 엔지니어로 포지셔닝을 하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취준하기 위해 집 앞에 독서실을 한 달간 끊고 알고리즘부터 시작해서 기본 개념들을 다시 빠르게 학습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가고 싶었던 회사 중 하나인 ‘쏘카’에 입사했습니다.

데이터 엔지니어 두 번째 취준 회고록

2. 쏘카 입사

1년 반 만에 회사로 다시 출근할 때 설렘 반 걱정 반의 기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회사에서 빠르게 인정받아야지”와 “내 실력이 뽀록나는 게 아닐까?”를 함께 생각하며 회사에 들어왔습니다.

1주일 정도 팀장님의 친절한 온보딩 과정을 거친 후 빠르게 실전에 투입되었습니다. 주로 팀 내에서 사용하는 Python, Kubernetes 등 새로 접한 기술들이어서 초반에 따라 잡기 위해 열심히 학습했습니다.

기존에 B2C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일을 해오다가 데이터 조직에서 인하우스 개발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차이가 컸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평온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태풍의 눈에서 개발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1. 내가 개발하는 제품의 고객은 회사 팀원들, 좁게는 데이터 분석&모델링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

  2. 엔지니어가 커버하게 되는 일의 범주가 자연스럽게 인프라(쿠버네티스)와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CI/CD 과정이 전부 겹치게 되어 알아야 할 배경지식이 많다는 점

  3. 프로덕트 릴리즈나 마일스톤이 뚜렷하지 않은 점 + 스스로가 PM이 되어 임팩트있는 일을 찾고 진행해야 한다는 점

    2021년 5월부터 지금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크게 아래와 같습니다.

  • Airflow 버전 2 업그레이드 & 개발환경 개선
  • 사내 상황판 대시보드 프로젝트 백엔드 개발
  • 차량 블랙박스 이상탐지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 데이터 그룹 쿠버네티스 환경 유지보수 및 개선
  • MLOps TF - Jupyterhub 서비스 구축 및 커스터마이징

**. 조만간 기술블로그에 Jupyterhub 관련 글을 작성할 계획입니다.

3. 개발자 강의 촬영

인프런에 모든 개발자의 실무를 위한 올인원 기본기 클래스 강의를 런칭하였습니다.

회사에서 신입 개발자에게 요구하는 ‘기본기’라는 역량에 대한 정의는 모호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를 잘 설명해주는 글이나 강의도 따로 없다고 판단이 들었구요. 그래서 회사에서 개발자들과 함께 협업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주제로 강의를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주제들을 코드 베이스 + 실습 중심으로 다룰 수 있는 강의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본 강의에서 다루는 강의 주제는 크게 아래와 같습니다.

  • 실무 개발 지식
  • Git 실무 지식
  • 클린 코드
  •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
  • 테스트 코드 작성법
  •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기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지식 공유를 해주는 문화가 점점 발전하고 있고, 이에 자연스럽게 강의 시장도 많이 활성화된 것 같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저는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는 비 개발자, 초보 개발자에게 방향성을 함께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상에는 없는 강의를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물론 2022년에 새로운 강의를 촬영하진 않겠지만..)

4. 아지트 오픈

쏘카에 들어간 지 얼마 안돼 카일과 아지트라는 토픽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작게 공간을 운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서로 통했고, 험프리와 래리를 꼬셔서 함께 구의동에 아지트를 구했습니다.

아지트의 이름은 줄거리(@giving.street)로 방문한 사람들이 자신 인생에 대한 줄거리를 찾는 곳이며 동시에 giver 멤버들로 구축이 되었기에 ‘줄 거리’로도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조금씩 공간을 꾸며나가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영감을 줄 수 있는 좋은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5. 기타

  • 재작년에 만났던 호태의 추천으로 재작년 11월부터 매달 북클럽을 꾸준히 참여했습니다.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멤버들의 케미가 좋아서 정말 다양한 주제를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이 모임 덕분에 일이 항상 중심이었던 제 가치관에도 조금씩 변화가 오고 있는 것 같아 신기합니다.

2021년 요약 및 회고

Liked

  • 가고 싶었던 회사에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였다
  • 데이터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역량을 한 층 쌓아 올렸다.
  • 만들어 보고 싶었던 개발자의 ‘기본 역량’ 강의를 기획하고 출시하였다.
  •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점

Learned

  • 데이터 엔지니어링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기본 및 실무 역량
  • 하나의 프로덕트를 지속해서 운영하기 위해선 관리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는 것
  • 무엇이든 ‘잘한다’라고 이야기하기 위해선 정말 많은 경험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찍먹파인 나에겐 정말 뼈저린 교훈이었다)
  • 가치관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 열린 자세로 대화하기

Lacked

  • 커리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했고 임팩트 있는 일을 많이 하지 못했다.
  • 하고 싶은 것들과 해야 할 것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하지 못해서 결국 무엇이든 하나를 깊게 딥다이브하지 못했다.
  • 여자친구와 만나면 대부분 카페에서 일만 했다는 점이 아쉽다. 조금 더 문화생활과 추억을 쌓았으면 어땠을까

2022년 계획

2022년도는 제 마지막 20대입니다. 그냥 열심히 하기 보단, 방향성을 가지고 한 해를 잘 보내면 좋겠습니다.

사실 계획은 누구나 잘 세울 수 있죠. 하지만 이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습관을 잘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습관을 잘 유지하기 위해 내가 지킬 것 + 2022년에 하지 말 것을 짧게 정리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습관 유지하기

  •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회사에 출근 후 해야 할 일을 따로 정리한다.
  • 매주 주말에 학습했던 TIL들을 모아서 staging 단계의 아티클을 만든다.
  • 한 달에 한 번씩 방향성 회고와 TODO 리스트 점검을 진행한다.
  • 분기에 한 번씩 회고 멤버들과 함께 산장을 빌려 분기 회고를 진행한다.

올해 안 할 것들

  • 새로운 강의 촬영
  • 개인 브랜딩을 위한 대외 활동
  • 무분별한 모임(정기 모임은 최대 2개로 한정하기)
  • 집에서 작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