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디지털 노마딩 후기
<메캄퐁 폭포>
7월부터 3주간 치앙마이에서 간접적으로 디지털 노마드를 체험하고 왔다. 아직까지 생생하게 치앙마이의 기억이 남아있다. 그 기억을 살려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보려고 한다.
(글쓴이는 대학생입니다. 방학때는 아예 자유의 몸이기에 아래와 같은 계획 세우기가 가능했습니다)
계획 세우기
디지털 노마드를 알게된 건 2년 전이다. 인터넷에서 글로 접했던 디지털 노마드는 내게 있어 너무도 멋있었다. 일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광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가야겠다고 결심을 한 후, 올 해 초부터 조금씩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사실 계획이 거창한 것은 아니었다. 내게 비는 시간을 파악해서 일을 잡고 어디를 가야할지를 정하는게 거의 전부였다.
1. 아직 4학년 (암모나이트) 이기에 방학이 있었고, 마지막 여름방학을 활용하기로 결심했다. 계획 당시 3D 스캐닝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팀원들에게 이야기해서 원격으로 근무를 하면 해결될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사이 그만두게 되었고 일감을 찾아야만 했다(지금은 새롭게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4월부터 프리랜서 사이트(위시캣, 크몽, 프리모아 등)에서 아웃소싱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팀을 꾸려 같이 여행을 다닐 계획을 했다. 포지션 같은 경우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모두 프로젝트,아웃소싱 경험이 있기에 같이 다닐 팀원만 찾는다면 크게 문제될 것 같진 않았다.
결국에는 플랫폼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한 3개월 단위의 아웃소싱을 받게 되었다. 일은 받았는데 같이 다닐 사람을 마땅히 구하지 못해서 혼자서 다니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글을 엄청나게 올렸다>
2. 어느 나라를 갈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내가 못가봤던 나라를 가볼까? 안전하게 이미 가봤던 나라를 가볼까?” 처음에는 못가봤던 유럽을 가보고 싶었다. 그러나 2개월 전 비행기 예매가격도 꽤나 쎈 편이었고, 물가나 인터넷 속도도 좋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유럽같은 경우 여러군데를 돌아다닐 계획이었는데, 그렇게 되면 3주라는 짧은 기간에 체력소모도 클 것이고 적응하는데도 시간이 걸려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만일 유럽같이 여러군데를 다니고 싶다는 분이 계시다면 장기간으로 잡고 가는걸 추천드립니다.)
결국 가보진 않았지만 익숙한, 또한 인터넷 속도가 빠르고 영어권 국가인 태국의 치앙마이을 선택했다. 치앙마이는 현재 디지털 노마드들이 순위 매긴 국가들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저렴한 물가, 인터넷 속도, 괜찮은 날씨 그리고 풍부한 즐길거리들까지.. 완벽하다! 다만 삼면이 산으로 둘러 쌓여있어 바닷가에서 낭만적으로 코딩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바다 대신 호수는 있다..) AirAsia 항공을 이용했고 방콕 경유를 해서 왕복 50만원 정도 들었다.(AirAsia는 화물비를 추가요금으로 받습니다)
최종적으로 방학 기간인 7월 17일 ~ 8월 6일(총 20일)에 태국 치앙마이에 노트북을 들고 떠나게 되었다.
생활
숙소
치앙마이는 크게 치앙마이 대학교 부근, 님만해민, 올드시티로 나뉜다. 나는 님만해민과 올드시티에 머물렀다. 치앙마이 대학교는 거기서 사귄 친구랑 놀면서 몇 번 간 정도?
먼저 나는 1주는 한인게스트하우스인 ‘우유네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다. 치앙마이에서 머무는 동안 여러가지 팁도 얻고 적응을 하기에 편할 것 같았다. 금액은 1주일 기준 1200Batt(40,000원 정도)가 들었다. 비성수기와 시설을 고려했을 때는 막 저렴한 편은 아닌 듯하다. (6일을 머물면 1일을 추가로 머물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자)
숙소 위치는 님만해민에 위치해있어 카페들을 돌아다니기에 괜찮은 곳이다. 단언컨데 치앙마이에서 한인게스트하우스는 ‘우유네 게스트하우스’가 최고다.
<숙소 사진이 없다. 저 친구는 우유네 마스코트 고양이 '흰양말'>
남은 2주는 올드시티에 있는 ‘La Loftel Hostel’ 에서 머물렀다. 마찬가지로 1박에 200Batt로 계산해서 2600Batt(80,000원 정도) 들었다. 아고다나 호텔닷컴 같은 곳에서 예약하면 더 쌀 수 있으니 미리 예약하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우선 이 호스텔은 직원분들이 매우 친절하다. 친구들끼리 운영하는 것 같은데 나중에 친해지면 같이 술도 먹고 놀러 다닐 수 있다. 숙소도 깔끔하고 에어컨, 드라이기, 다리미까지 모두 있어 장기체류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 나도 다음에 치앙마이를 간다면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현재 직원분들 인스타그램 팔로우를 해서 가끔씩 연락한다. 올드시티 쪽에 숙소를 잡는다면 ‘La Loftel Hostel’을 강추한다.
<숙소 사진은 이 것밖에 없다. 앞에는 직원분들>
Work
이제 디지털노마드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풀어보도록 하겠다. 나는 나름대로 성공적인 디지털 노마딩을 하고 왔다. 적절한 일과 재밌는 여행.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일과 여행의 밸런스를 잡는 것이라고 본다.
<카페 작업 사진>
우선 디지털 노마딩은 거창한게 아니다. "국내 집을 팔고 나는 해외 각국에서 살아볼 짱짱맨!!" 같은 디지털 노마드들도 존재하지만, 나처럼 단기로 해외를 돌아다니고 싶은 사람들이 더 많다. 그렇기에 일감(리모트 워크가 가능한)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보통 수주했을 때 1주일에 한 번은 미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부분은 처음에 계약을 할 때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고 본다. 발주사 측에 협의가 되고 원격 회의로 미팅을 진행할 수 있다면 이제 떠날 준비만 하면 된다. 그러나 한가지 명심할 점이 있다. 리모트 워크가 꼭 효율적이진 않다. 시차가 많이 나는 국가에 있을 경우 회의에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작업 시간을 통제할 수단이 없다보니 최악의 경우 일도 못하고 여행도 못하는 경우가 될 수 있다.
나같은 경우 다행이 태국은 한국과의 시차가 2시간이라 회의 시간에는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초기에 혼자 타지로 오게되면서 신경써야 할게 한둘이 아니었다. 결국 처음 2~3일은 제대로 작업을 하지 못했다. 이후 1주일에 40시간은 채워야 한다는 규칙을 세웠다(외주 작업량에 따라 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보통은 아침에 카페에 가서 일을 하고 저녁에 돌아와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야시장을 구경했다. 낮에 여행을 다니고 싶을 수 있다. 그러면 낮에 놀고 밤에 일하면 된다.
사실 말은 쉬워보이는데.. 어렵다. 타지에 오다보니 호기심이 아주 많아진다. 이에 일은 하기 싫고 돌아다니고 싶어진다. 심지어 주변에 친구를 사귀게 되면 같이 활동하게 되면서 내가 계획한 시간에 작업을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하루에 몇시간을 해야한다는 계획보다는 1주일 단위로 작업시간을 세우는 것을 추천한다.
밤에는 술을 마시거나 클럽을 갈거면 다음 날에는 오전부터 일을 해라. 낮에 여행을 다닐거면 밤에는 일을 하고 자라. 할당한 시간은 반드시 채우겠다는 각오로 가자!!
일하기에 괜찮은 장소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정리하겠다. 치앙마이는 와이파이 속도가 빠른 편이긴 한데, 영상으로 원격 회의를 진행하거나 작업이 네트워크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 신중해야 한다. 괜찮아 보이는 카페들을 들어갔다 와이파이가 느려 고생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Travel
<친구들과 스쿠터타고 여행가는 길 (오른쪽은 모르는 사람)>
치앙마이는 도시가 그렇게 크지 않다. 따라서 스쿠터를 빌려서 돌아다녀도 충분히 다닐 수 있는 범위다. 스쿠터를 빌릴 때는 운전면허증이 없더라도 여권만 있으면 빌릴 수 있는데 하루에 7000원 정도의 가격이면 빌릴 수 있다. 다만 태국에는 사람들이 스쿠터를 많이 타다보니 안전에 유의해야한다. 불안하다면 우버랑 비슷한 ‘그랩’을 타거나 썽태우를 이용하면 된다. 나는 스쿠터를 빌려 거의 대부분 지역을 갔다왔다(스쿠터 강추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 코끼리 in 빠이>
반캉왓(예술가 도시)에서 수공예품들을 보고
치앙마이 대학교에서 새로운 젊음을 느꼈으며
님만해민에서는 이쁜 카페들과 시끌시끌한 중국어를 많이 들었으며
올드시티에서 2주간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을 남겼고
치앙마이의 근처의 도시인 빠이와 메캄퐁에서 광활한 자연을 눈에 담았다.
(치앙마이는 한국에서 한달살기로 유명하므로 좀만 검색해보면 훨씬 좋은 정보들이 많이 있습니다!)
치앙마이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들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겠다.
0. 현지인들은 외국인에게 호의적이다. 가는 곳마다 K-POP 노래가 들렸고 젊은 친구들은 한국 드라마를 본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한국인을 알아보고 먼저 이야기를 걸 정도다. 나도 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왔는데 가끔씩 연락하고 지낸다.
1. 치앙마이는 카페가 매우 많다. 원두도 괜찮으며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 나는 작업을 할 때는 거의 카페에서 일을 했는데 일부러 새로운 곳들을 많이 찾아다녔다. 인테리어가 독특한 곳도 많고 기본적으로 플레이팅도 이쁘게 나와서 인스타그램에 자랑하기도 좋다. 또한 자리도 넓고 눈치도 별로 안보여서 일하기에 괜찮은 카페들이 상당히 많다.
2. 치앙마이는 야시장이 활발하다. 요일마다 열리는 야시장이 다른데 '새러데이 마켓'과 '선데이 마켓'이 가장 유명하다. 시장이 열리면 차도가 시장으로 바뀌는데 규모가 장난이 아니다. 먹거리, 즐길거리가 아주 많으며 기념품을 사기에 좋다.
3. 음식은 전반적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는 듯 하다. 고수가 들어간 요리는 처음에 빼달라고 하면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나같은 경우 태국음식이 너무 잘맞아서 한국음식은 생각도 안나더라. 또한 태국은 길거리 음식도 매우 맛있다. 위생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면(꼭 더럽다는건 아니다) 강력 추천한다.
<(좌)태국 음식들 다 합쳐서 5000원도 안된다 (우)파인애플과 망고가 매우매우 싸다>
4. 치앙마이(태국)은 술이 비싸다. 음식보다 술이 훨씬 비싼데, 거의 한국과 비슷하게 2~3000원 정도 한다. 현지인들이 많이 먹는 술은 맥주는 Leo, Chang이 있고 태국 위스키인 SangSom 등이 있다. 가격이 비싸도 안주가 싸다보니 나는 거의 매일 술을 마셨다. 길거리에 BBQ 꼬치를 파는 곳이 많은데 곱창꼬치랑 맥주 한 잔이면 그냥 끝이다…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다..쩝쩝
<곱창꼬치와 돼지고기꼬치가 매우 맛있고 싸다(170원)>
5. 클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처음 가기엔 Zoe In Yellow를 추천한다. 한국식 클럽과 가장 유사하며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재밌게 놀 수 있다. 보통 새벽 1시까지 놀다가 Spicy라는 클럽으로 옮겨서 가는데 진이 빠지도록 놀 수 있다. 만일 태국친구들을 사겼다면 Warm Up, TheChang Cafe로 가자. 한국인들끼리 가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지만, 든든한 태국 친구들이 있다면 훨씬 재밌게 놀 수 있다.
<(좌) TheChang Cafe (우) Zoe In Yellow >
글을 쓰다보니 감상에 젖었다. 치앙마이는 아주 매력있는 도시다. 태국에서는 2번째로 큰 도시인 만큼 문화수준도 높고 전체적으로 도시가 조용하다. 사람들은 개방적이고 친절하며 이야기를 하다보면 개개인의 가치관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올해 겨울 유럽으로 노마딩을 해볼 계획이며, 내년 초에 다시 치앙마이로 갈 계획이다.
디지털 노마딩에 대해 궁금한 점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아는 한에서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개인 광고]
1. 자바스크립트 하나로 웹, 서버, 모바일, 머신러닝까지 전부 익히는 올인원 클래스(베스트 셀러 & 리뷰 만점)
2. IT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든 개발 지식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프트웨어 장인'을 읽고 (0) | 2022.01.22 |
---|---|
다시 글쓰기를 다짐합니다 (0) | 2021.08.01 |
산에서 장사를 하고왔다 (2016년 글 복구) (1) | 2019.06.01 |
여의도에서 벚꽃에이드 팔기 (1) | 2017.09.02 |